우리 그 때는 몰랐어 그렇게 신나고 좋았다는 것을 또 시집을 가고 나이를 먹는 것도 몰랐어 아, 그 햇빛 따사롭던 산 언덕을 뛰어다니며 삘기를 뽑았었지 또 찔레를 꺾어서 먹었고 진달래 아카시아를 먹었었어 누구와 함께였는지도 잊었지만 여름이면 매일 냇가에 가서 종일을 물속에서 다슬기도 잡고 여럿이 놀다 혼자 남아서 해가 뉘엿뉘엿 지면 집으로 갔다 엄마가 행상을 가시고 안계실 때 또 나는 청소하고 밥을 지었다 국민학교 4학년 때부터 그래서 동네 어른들이 효녀라고 칭찬했지만 그 땐 잘 몰랐다 그것이 무슨 소리인지 이제는 인생이 보인다 인생은 시간이 제한되어 있다는 것 그리고 하나님의 뜻 이루어드림이 목적이라는 것도 또 내 삶의 자취가 만인에게 드러난다는 것을 그래서 바르고 열심히 나누며 살아야할 것을 나는 안다 아, 내가 뛰어놀던 여산은 계속 도시로 자라나겠지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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